10~30대 젊은이의 병, 크론병
작성자 최고관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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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난히 배앓이가 잦은 사람들이 있다. 수시로 찾아오는 복통에, 심할 땐 하루에도 몇 번씩 설사를 하는 통에 배변 때마다 심한 고통을 호소하곤 한다. 이때 대개는 과민성대장증후군을 떠올리지만, 최근 들어 크론병을 진단받는 이들이 늘고 있다.크론병은 아직 일반에 생소한 질병이다. 

지정선 가톨릭대학교 인천성모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설사나 복통이 발생할 경우 대부분 과음, 과식, 스트레스 등으로 인한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생각하고 가볍게 넘기기 쉽지만 증상이 자주 반복되면 크론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며 “특히 점액변, 혈변, 메스꺼움, 발열, 식욕부진, 체중감소, 피로감 등이 동반된다면 병원을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크론병 환자 

4년간 34%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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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Crohn’s disease)은 대표적인 만성 염증성 장질환이다. 크론병이란 이름은 1932년 미국 의사 크론이 처음 보고한 데서 유래했다.

비슷한 증상의 만성 염증성 장질환인 ‘궤양성 대장염’과 비교되지만 병변의 위치, 범위, 특징에서 차이가 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발생하고 염증이 얕으며 연속적으로 분포하는 특징이 있다. 반면 크론병은 입에서 항문까지 소화관 어디에서나 발생할 수 있지만 주로 소장과 대장에서 많이 발병하고, 염증이 깊으며 띄엄띄엄 분포한다.

한때 크론병은 서구에서는 흔하지만 국내에서는 희귀질환으로 분류될 만큼 발병률이 높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환자가 부쩍 늘었다. 연간 2만 명을 넘는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보면 크론병으로 병원을 찾은 환자는 2018 2만2408명으로 2014년 1만6728명에서 4년간 34%나 급증했다. 특히 10~20대의 젊은 연령층에서 눈에 띄게 늘어 국내 한 대학병원의 논문에 따르면 크론병 10대 발병률은 2009년 10만 명당 0.76명에서 2016년 1.3명으로, 20대는 0.64명에서 0.88명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정선 교수는 “크론병은 흔히 ‘젊은이의 병’으로 부를 만큼 주로 10~30대 젊은 연령대에서 많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며 “이들 연령대에서 만성적인 복통이나 설사 등이 나타난다면 크론병을 의심해 볼 수 있다”고 했다.


대표증상 3가지

반복되는 복통·설사·체중감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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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의 대표적인 증상은 복통, 설사, 체중감소다. 이 증상이 수 주 이상 지속되면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다. 이 증상과 함께 혈변, 발열, 피로, 항문 주위 통증이나 진물, 잘 낫지 않는 치열, 구토, 구역, 구강 내 통증, 성장 지체, 빈혈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지정선 교수는 “크론병 환자의 10%는 진단될 때, 30% 정도는 진단 1년 이내에 구강, 피부, 관절, 간, 눈 등에 장외 증상이 동반될 수 있다”며 “크론병의 장벽 전층 염증은 장의 섬유화와 협착을 일으켜 창자 막힘을 유발하고 미세한 장천공 또는 누공을 초래해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경우도 흔하게 발생한다”고 했다.

병원을 찾는 시기가 늦어지면 증상이 악화하고 장폐쇄, 천공, 대장암, 치루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국내 크론병 환자는 남성에서 2~3배 더 많고, 대장과 소장이 연결되는 부위인 회맹부에 발병하는 경우가 40~60%로 가장 흔하다. 소장에만 염증이 생기는 경우는 30%, 대장에만 발병하는 경우가 10~25%를 차지한다. 항문 치루를 동반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완치는 어렵지만

약물로 염증 조절 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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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론병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 인자, 서구화된 식생활, 항생제 남용, 흡연, 약물, 스트레스 등 여러 환경·사회적 요인이 면역체계의 변화를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최근 10여 년 사이 우리나라를 포함해 산업화가 진행 중인 국가에서 크론병이 빠르게 증가하는 추세다.

크론병은 증상, 혈액검사, 대변검사, 내시경검사, 조직검사, 영상검사 등을 종합해 진단한다. 소장 침범이 의심된다면 캡슐내시경 검사 또는 CT(컴퓨터단층촬영)나 MRI(자기공명영상)와 같은 영상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아쉽게도 아직 크론병을 완치할 수 있는 치료제는 없다. 다만 염증을 조절하기 위한 여러 가지 약물들이 개발돼 사용되고 있다. 병변의 심한 정도, 범위, 합병증 유무 등에 따라 5-아미노살리실산, 스테로이드, 면역조절제, 항생제, 생물학적제제 등을 적절하게 조합해 사용한다. 특히 최근에 개발된 생물학적제제는 염증을 감소시키고 점막을 치유하는 데 매우 효과적인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지정선 교수는 “크론병은 완치보다는 지속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만성적 재발성 질환이다. 증상이 호전됐다고 치료를 중단하면 대부분의 경우 재발하고 합병증의 위험이 증가한다”며 “잦은 복통이나 설사 등이 장기간 이어진다면 늦지 않게 병원을 찾아 올바른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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